"이보게, 나를 좀 태워주시게나."
학자와 나귀가 배에 올라타자 배가 기우뚱 거렸다. 학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책만 읽고 있었다.
"무슨 책을 그리 보십니까?"
뱃사공이 물었다.
"책을 보고도 모르겠는가?"
"저는 까막눈이라......"
"아니, 글을 모르고 어찌 살 수 있는가?"
"하하, 그래도 저는 노도 잘 젓고, 헤엄도 잘 칩니다."
뱃사공을 한참 쳐다보던 학자가 말했다.
"이보게, 세상에는 노를 젓고 헤엄을 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책을 읽고 학문을 닦는 일이라네. 책을 읽지 않으면 세상을 알 수 없네. 학문을 배우고 익히는 일이야말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라네."
머쓱해진 뱃사공은 말없이 노를 저었다. 바람이 거세지고 물결이 거칠게 일더니 곧 배가 뒤집혔다. 학자가 소리쳤다.
"사람 살려, 살람 살려!"
뱃사공은 학자를 데리고 뭍으로 나왔다.
"학자님은 헤엄을 못치십니까?"
"나는 헤엄을 못친다네."
"하하, 학자님, 책만 보시느라 헤엄치는 법을 배우지 못하셨군요. 세상에는 책을 읽고 학문을 닦는 일도 중요하지만 헤엄 치는 일도 중요한것 같지요?"
뱃사공의 말에 학자는 말없이 숨을 돌릴 뿐이었다.
~백두희

